- 어린이 성경 교육 스케치
새롭게 달라진 교회학교 활동들을 돌아보며 - 조정화
제37회 국내외 성경탐구모임을 무사히 마쳤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큰 사고 없이 일주일을 잘 보내주어 고맙다.
이번 성경탐구모임은 교회학교 차원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환경적인 면에서는 작년과 다르게 거위 농장 앞에 새로운 컨테이너 교실이 등장했고,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는 새로운 성경 공부 프로그램과 영어 공부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제공되었다. 유치부와 초등부 1학년은 창세기 내용을 어린 아이들에게 맞게 변형시킨 프로그램으로 공부했고, 새 컨테이너 교실을 차지하게 된 초등부 2, 3, 4학년에게도 동일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캠프장의 초등부 5, 6학년과 숲 가운데 위치한 중학교 1, 2학년 그룹은 고학년을 위한 ‘창세기 교육프로그램’으로 공부했다.
새로운 성경 공부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나눠 학생들 스스로 성경에 나와 있는 예수님 이야기를 하나하나 발견해 나가면서 자신과 예수님과의 관계를 알아가도록 길을 알려주는 것에 주 목적을 두어 그 취지와 방향이 아주 이상적이었다.
또한 교사들에게서는 지시하고 명령하는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아이들과 교제하며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질문하면 바로 답을 주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성경에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인도자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인도자의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 선생님들이 많았나 보다. 작년보다 50명이나 더 많은 사람들이 교사 일에 지원했다. 이러한 결과는 성경탐구모임 전, 몇 차례에 걸쳐 진행된 워크숍에서 예견된 것이었다. 유례 없이 많은 교사들이 창세기 교육프로그램 워크숍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교사의 숫자뿐 아니라 그들의 내적인 힘 즉, 열정도 대단했다.
“아이들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교사회에 참여하다 보면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게 됩니다.”
일주일 동안 아이들이 참여한 성경 공부는 다양한 활동과 생각을 펼치게끔 유도되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 간에 많은 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다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에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때보다 아이들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고, 교사들은 아이들의 그런 새로운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수업에서 주인공은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더욱 열심이었던 이유는 상을 받기 위해 별 모양 스티커를 나누어 준 데도 있었다. 마지막 날 모은 별의 수에 따라 반별, 개인별 시상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선영 선생이 훗날 가게 될 나라에서 상을 받는 연습이라고 별 스티커 모으기의 취지를 설명했다. 아이들의 모든 말과 행동 뒤에는 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활발한 활동 중에서도 질서를 지키려 노력했고, 집중하면서 눈망울을 초롱초롱하게 빛냈다. 별은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도 있었다.
교회학교 수업의 핵심 주제 성구는 요한복음 5장 39절,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 였다. 즉 예수님의 증거를 성경에서 하나하나 찾아보자는 취지이다. 이 구절을 암송하고 있는 초등부 1학년 교실에 들어가 보았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지자 아이들은 야무진 대답을 내놓고 있었다.
“영생이 무엇일까요?”
“우리 마음속에 있는 거요.”
“생명의 양식이에요.”
1학년 교사인 임소영 선생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좋은 형제자매를 만나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교제하고 항상 웃음꽃을 피우는 1학년 어린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무엇보다도 소중해요. 아직 구원받지 못한 영혼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제 마음에 행복으로 다가오는지 몰라요. 목이 쉴 정도로 소리 지르고 몸싸움도 하지만, 늦은 새벽까지 교제를 나누는 동안 힘든 것이 한순간에 묻혀 버리는 것 같아요.”
거위 농장 앞에 자리한 컨테이너 교실을 처음 둘러보았을 때 안성 주말학교 교사 중 한 분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기자 역시 처음 그곳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거위들의 천국’을 보는 듯했고, 자연 속의 학교를 보는 듯하여 뿌듯한 감동을 느꼈다. 그곳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서의 일주일이 시작되고 보니 여기저기서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내리는 비로 약간의 보수가 필요했던 컨테이너 교실에는 빗물이 새기 시작했고, 거위 농장에서는 냄새가 났다. 또한 가로등 설치가 늦어져서 며칠을 고생하며 밤길을 지나다녀야 했다. 위치도 본 강당과 멀리 떨어져 있어 아이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이 많은 동선이었다. 내심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훈련이 잘된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갔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본연의 활동에 임했다. 우리가 전하는 것이 성경 말씀이기에, 아이들에게 분명 전달되는 것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캠프장에서 나도 모르게 끌려들어간 초등부 6학년 8반 수업 광경을 스케치해 본다.
먼저 그날 할 공부와 관련된 찬송가 40장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부르고 찬송가 가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찬송가 크게 읽어볼 사람? 별 하나 줄게. 찬송가 제목 알아맞힐 사람? 별 준다.”
별 따먹기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게임처럼 즐겁게, 그러나 진지하게, 마음을 다하여!
“이 찬송가 내용이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1절은 하나님의 권능을, 2절은 주님이 지으신 자연에 대한 감탄을, 3절은 예수님이 죄를 씻어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고 있어요.”
이렇게 멋진 대답을 한, 조용하고 진지한 그 아이는 별을 많이 받았다. 이제 교사는 창세기를 편다. 1장 1절부터 2절을 읽고 나서 질문을 던진다.
“혼돈이 뭘까? 공허가 뭘까? 마음이 공허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거요.”
“텅 빈 거요.”
“스트레스요.”
교사의 설명이 따로 필요치 않았다. 다음에는 1장 1절과 2절 사이에 일어났던 일을 이사야서와 에스겔서 등을 통해 유추해 보고 정리한 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창세기 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과 대화할 거리가 많아 교사와 학생이 빨리 친해질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캠프장 강당에서는 벽이나 유리문에 전지를 붙이고 천지창조 6일을 아이들과 함께 그려보는 행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중에 빛과 어두움을 나눴던 첫째 날을 하얀 사람과 검은 사람으로 표현한 그림이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매미가 우는 숲 가운데 위치한 중학교 1, 2학년 학생들 중에는 구원받지 않은 영혼들이 많아 부모님 말씀에 따라 전도 집회에 참석할 것이냐, ‘창세기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냐로 갈등하는 경우가 있었다. 학생들은 ‘창세기 교육프로그램’을 듣고 싶어했지만, 부모님들은 자기 자녀가 전도 집회에 참석하여 구원받기를 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에 대해 교사들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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