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틴아메리카 선교의 중심지가 될 멕시코시티를 기대하며
김진경
목적지를 향해 순항 중인 어느 비행기의 조종실에 긴급 무선 연락이 왔다. 비행기 안에 폭발물이 장착되었다는 것이다. 비행기의 고도가 2,000미터 아래로 내려오면 자동으로 그 폭발물이 터져 비행기가 산산조각이 난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해발 2,000미터 상공에서 모든 승객들을 비행기에서 탈출하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비행기의 연료가 떨어지는 순간은 곧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사람들이 죽는 순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노련한 기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모든 승객이 폭발물이 장착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기장은 어떤 방법을 쓴 것일까?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였던가, 선생님으로부터 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머리를 짜내 답을 내었지만, 선생님은 다 아니라고 하셨다. 아무도 문제를 맞추지 못하자 선생님께서 답을 가르쳐 주셨다. 그 답이 바로 멕시코시티였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는 해발 2,240미터 높이에 위치한 도시로, 그 높이는 백두산보다 약 500미터가 낮고, 한라산보다 약 300미터가 높은 곳이란다. 기장은 멕시코시티 공항에 비행기를 착륙시킴으로써 승객들을 테러로부터 지켜 낸 것이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멕시코시티라는 도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멕시코시티는 어떤 역사를 가졌고, 어떤 사람들이 사는 곳인지를 알기 전, 제일 먼저 그 높은 해발 고도로 내게 다가왔다.
사람을 제물로 바쳤던 아스테크 문명
멕시코 고원 중앙부에 있는 고지의 도시 멕시코시티는, 동쪽 교외에는 테스코코 호수가 있고, 남쪽에는 포포카테페틀 산(5,451m)과 이스타시와틀 산(5,286m)의 두 화산이, 서쪽에는 톨루카 화산(4,577m)이 솟아 있다. 이곳은 1521년에 스페인 사람들이 들어와 폐허로 만들 때까지는 아스테크 문명이 꽃을 피우고 있는 인구 2, 3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도시였다.
당시 멕시코 인디오들은 태양이 사멸하고 우주가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그 제사는 허무와 암흑과 싸우는 태양을 위해 인간의 뜨거운 피와 살아있는 심장을 바치는 것이었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에게 지속적인 활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제물이 필요했다. 이들은 이러한 제사를 위해 커다란 신전을 세웠고,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 달력으로 제사 날짜를 정해 각종 의식을 행했다. 정치적인 반대 세력들이 우선적인 제거 대상이 되었고, 산 제물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강대한 군사 조직을 만들어 범죄자나, 종속 도시를 향한 무자비한 살육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얼굴이 하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스테크의 황제 목테즈마 2세가 스페인의 침략자 페르난도 코르테스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흰 얼굴의 코르테스가 그들의 신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궁전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파란 눈의 스페인 사람들에게 신에 대한 예우를 갖추었고 그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황금에 굶주린 스페인 사람들은 멕시코 인디오들에게 총칼을 휘둘러 무차별 살육을 단행했다. 광신적인 열정에 불타는 중세 기독교도들에게 있어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디오들은 한낱 야만인이고, 사라져야 할 악마에 불과했던 것이다. 당시 아스테크 궁전에서 약탈된 엄청난 금은보화는 유럽의 어떤 황제의 재산보다도 많은 가치를 가진 것이었다고 한다. 한밤중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보물을 훔쳐 달아나던 스페인 병사들이 성난 아스테크 시민들의 공격을 받아 호수에 빠지는 바람에 그 보물의 행방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호수가 있던 그 자리는 지금 성당과 관공서 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멕시코시티의 시내 중심부가 되었다고 한다.
또 스페인 사람들이 유럽에서부터 옮겨 온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