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유럽지역 성경탐구모임 (3월 25-31일)
권현숙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독일로의 간호사와 광부 파견은, 그들이 보내온 외화 송금액만으로도 그 당시 우리나라 GNP의 2%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물결을 타고 1970년대에 독일 땅에 발을 디딘 구원받은 자매들이 있었다. 당시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들이었던 그들은 낯선 외국에서 숱한 고난을 겪으며, 30여 년의 세월 동안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주 안에서 더욱 똘똘 뭉쳐진 교제 안에서 길을 찾아 갔다.
기독교 국가가 대부분인 유럽의 선진국들, 그 중에서도 가장 합리적이며 계획적이고 철저한 민족성을 가진 독일에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며 사는 것이 어떠했을지, 금방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독일은 구원받은 백인 현지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들은 간호사로 파견된 자매들과의 결혼을 통해 복음을 전해 듣고, 설교 통역이 잘 안되던 어려운 시절에도 믿음 하나로 교제 안에서 인내해왔다. 이제 성경탐구모임이나 유럽선교센터와 같은 큰일을 진행하고 결정함에 있어 그분들과의 교제가 빠지지 않고 있다. 독일의 형제자매들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교제를 해왔고, 그 교제 안에서 자라온 청년들은 성인들과의 생활 속에서 가치관을 배우고, 교제와 전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 독일 모임은 그 30여 년의 저력으로 또 한 계단을 오르며 전진해가고 있다.
이번 유럽지역 성경탐구모임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라틴아메리카 성경탐구모임 기간과 관련된 의논, 유럽선교센터와 관련된 깊은 교제, 동유럽 선교에 매진해야 한다는 자각, 두드러진 청년 활동, 독일 어머니들이 손수 준비하신 유기농 음식 등이었다. 그 뜻 깊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주의 청년들이 힘을 합해
전세계에서 모여든 많은 청년들의 봉사는 이번 성경탐구모임의 색다른 모습이었다. 식사를 마련하는 어머니들을 도와 식당 일을 돕고, 강연 홀을 청소하는 일, 찬양대 활동에 있어서 청년들의 역할이 도드라졌다. 그동안에는 독일의 청년들만이 그 일들을 도맡아 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세계의 청년들이 힙을 합해 일을 분담했고, 그 안에서 같이 교제를 나누고 다른 성도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 일까지 마련된 셈이다.
집회 첫날 저녁 설교 말씀 후, 독일 지역의 청년들뿐 아니라 한국이나 미주, 기타 지역에서 온 청년들이 모여 성경탐구모임에서 할 일을 의논하고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연자는 자신을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청년의 때에 무엇을 생각하는 것이 주님 앞에 더 좋은지 생각할 수 있도록, 선교 활동에 직접 나서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하셨다. 브라질에서 지내다 스페인어 통역을 할 기회가 오자 주님의 일로 알고 그 일을 붙잡았다는 박상원 형제의 이야기에 이어, 멕시코 칸쿤과 과달라하라에서 모임집을 운영하고 있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들었고, 폴란드의 모임집에서 지내며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교제를 나누었던 신희립 형제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그 귀한 간증들이 한국어로만 말해졌기에, 많은 외국인 청년들이 그 자리를 떠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외국인 형제자매들과의 교제가 내심 기대되지만, 외국어를 배우기 전에는 말을 통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은 여전하다. 다음날부터 청년들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저는 성경탐구모임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설거지나 기타 활동에 당번을 정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유럽 성경탐구모임 때마다 유럽 지역 청년들이 세 팀으로 나뉘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돌아가면서 일주일 내내 일을 했었는데, 아주 힘들었습니다. 그런 활동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도 많아서 매일 같은 사람이 설거지를 하기도 했어요. 이번에는 일을 분담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석하는 청년들의 명단을 받아서 팀을 짰습니다. 단 하루만 종일 일하고 나머지 날은 매일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당번을 정했습니다. 또 각 팀마다 팀장을 뽑아서 팀장이 그 팀의 활동을 조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에는 유럽 청년들이 거의 날마다 하루 종일 일하다 보니 피곤해서 교제를 나누지 못했고, 한국에서 온 청년들은 그들끼리, 미주 청년들도 그들끼리만 교제해서, 참석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성경탐구모임이 끝나곤 했는데, 이번에는 참석한 청년들 모두가 일할 수 있도록 했고, 지역을 섞어서 팀을 짰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왔든지 형제자매들이니까, 해외에서 왔다고 해서 손님으로 취급하지 않았어요. 다 같이 일을 하면서 그 안에서 교제를 나누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했던 일은 어머니들이 하는 일을 보조하는 것이었어요. 식사 준비를 할 때에 채소를 씻고, 다듬어서 써는 일 그리고 설거지하는 일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 뒷정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도 중요했고, 저녁 설교 말씀 후에는 간식을 준비하고, 카페테리아에서의 판매를 도왔습니다. 사람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일도 더 잘되었어요. 미국에서는 청년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도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성경탐구모임이 끝나면 무슨 일이 생겼고 어떻게 일이 풀려갔는지 점검한 후에, 내년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겠지요.” - 이명진
복음이 전해지는 어느 지역에나 젊은 역군의 활동은 많은 도움이 된다. 각 지역의 성경탐구모임에는 준비과정뿐 아니라 행사 기간에도 젊은 청년들이 많은 활동을 한다. 멕시코 성경탐구모임 기간에는 방학을 맞이한 한국의 대학생들이 많이 참석해 일을 도왔고, 한국의 성경탐구모임에서 청년들의 활동은 전통적인 행사처럼 되어 있기도 하다. 북미지역 성경탐구모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성경탐구모임에 일부 지역의 청년들만이 활동하는 것보다는 한데 모인 주의 청년들인 만큼 세계의 청년들이 같이 활동하는 것이 의의가 더 깊을 것이다. 작년 한국의 성경탐구모임 기간 중에 벽안의 학생들이 중고등부 활동을 같이 한 것과, 외국인 형제자매들이 설거지에 참석한 것과 같은 흐름이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교제 안에서 서로의 문화를 알고 주 안에서 하나인 우리를 느껴가는 것은 보람있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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