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전도집회를 다녀와서
김소엽 | 서울
동남아시아를 덮친 지진해일의 현장을 돌아보며
평소 뉴스를 잘 보지 않던 나는 해일 참사 발생 후 며칠이 지나서야 동료들과의 대화중에 ‘사라져버린 마을, 엄청난 수의 사상자, 처리 불가능한 시신, 전염병’등의 피해상황을 전해 들었으나, 별생각 없이 ‘어머나!!’하는 감정적인 동요만으로 가볍게 넘겨 버렸다.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참사.
하필 왜 그 지역에 이런 재난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의문도 없이, 순식간에 죽어간 수많은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도 없이 그렇게 무감각하게 넘겨 버릴 사건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태국 집회 여정 중에 ‘푸켓’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꼭 가보고 싶었다. 직접 가서 본다면 뭔가 다르게 다가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이런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신 듯, 푸켓과 다른 한 도시에서의 집회에 참석하러 일행을 나눌 때, 자매들 중에서는 나와 이순희 자매님이 푸켓에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푸켓에 도착한 이튿날, 우리 일행은 지진해일에 큰 피해를 입은 곳을 몇 군데 돌아보았다. 큰 나무 몇 그루와 작업 중인 포크레인뿐인 황무지, 그 허허벌판이 2,000세대가 살았던 동네였단다. 국왕의 외손들이 머물렀다던 호텔과 6,000개의 객실이 꽉 찼다던 화려한 리조트는 온데간데없고, 허물어진 벽과 개미 한 마리도 없을 것 같은 황량함만이 남아 있었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바벨탑을 쌓던 인간들을 흩어버리신 하나님. 많은 사람들이 각자 ‘이것이다’ 생각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무엇인가 이루었다고 한들, 이렇게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창조자의 힘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알고 있을까?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 (시편 2:3-4)
이 창조자의 계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늘, 모두들 자기 계획을 세워서 그게 다인 양 자기 삶에만 바쁜 모습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습겠지. 밤이면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든 사람들로 가장 문란했다던 거리를 8m 높이의 해일이 덮치고 지나간 지 2주일,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와 복구 중인 건물들에서 어떤 화려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부지런히 다시 영업을 시작한 몇 개의 가게들, 외국인 남자와 앳되어 보이는 타이 아가씨 커플은 이 거리가 곧 시끌벅적해질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 다시 바벨탑을 쌓고 있는 건 아닌지, 착잡해진 심정으로 거리를 걷던 나는 쓰레기 더미 앞에서 맞닥치게 된 너무나 대조적인 상황에 참 당혹스러웠다.
쓰레기 더미에서 증거물로 가져간다고 DVD를 골라드는 우리 일행과 쓸 만한 물건이 없나 쓰레기를 뒤적이고 있는 현지인. 혹시 균이 묻어 있을지도 모른다며 골라 든 DVD와 손에 살균용액을 뿌리고 있는 우리 일행과, 고철을 집어 자전거에 싣고 있는 앙상한 몸에 반바지 차림의 현지인.
‘나와 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저 사람이나 나나 똑같고, 다만 타고난 겉이 다를 뿐일 텐데... 나는 어쩌다가 한국에서 복음을 아는 가정에 태어나 구원받고 이곳에 말씀을 전하러 와 있으며, 저 사람은 어쩌다가 불교의 나라에 태어났고 이곳에서 재앙을 당했을까. 그렇다면 저 영혼은... 하나님의 사랑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면... 저 영혼은?’
한편으로는 내가 복음을 알았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하고 기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 앞에 있는 낯선 태국인이 불쌍해서 가슴이 아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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