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북미지역 성경탐구모임 12월 26일 저녁
7년마다 오는 변화
성경에는 사람이 “일평생을 어두운 데서 먹으며 번뇌와 병과 분노가 저에게 있느니라” (전 5:17) 고 되어 있습니다. 또,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시 90:10) 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이 말에 그리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과거에 어떤 책을 읽었는데, 사람의 몸은 7년마다 주기적으로 어떤 새로운 일을 겪는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그 글을 읽고는 ‘에이 미신이겠지, 꼭 7이라는 숫자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성경에 이레째 쉬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상하다, 7이 과연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은 일요일이라고 해서 7일 만에 하루를 쉽니다. 또 달걀이 부화할 때까지는 21일이 걸립니다. 7일을 세 번 보내고 나서 병아리가 되어 ‘삐약’ 하고 나오는 것입니다.
처음 책에서 그 말을 읽었을 때는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실제로 7이라는 숫자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참 희한합니다. 그래서 자꾸 비교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는 동안 7이라는 숫자가 전혀 상관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힘이 없었습니다.
제 외손자 중 한 녀석이 앞니가 흔들린다며 찾아왔기에, 이에 실을 묶어서 잡아 당기면 된다고 하니까 겁이 나는지 달아났습니다.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도 있지요? 아이들이 일곱 살이 되었을 즈음에 이갈이를 합니다. 저도 일곱 살이 되었을 때 이를 빼느라고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열네 살 즈음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그때도 몸의 변화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스물한 살이 되었을 때는 정신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금까지 부모님 밑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독립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정신적인 싸움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군에 입대하는 친구를 위해 송별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들 여럿이 어느 중국 식당에 모여서 식사를 하고, 떠나는 사람을 위해서 노래들을 불렀습니다. 젊은이들이라 재미있는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저는 남 앞에 나서는 것이 버릇이 되어 있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는데, 제게 억지로 노래를 시켰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서편의 달이 호숫가에 질 때에
한참 부르는데, 저쪽에서 컵이 하나 휙 날아오더니 제 발등 위에 떨어졌습니다. 흥겹게 노는데 왜 그런 구슬픈 노래를 부르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저 친구가 군에 가는 것이 마지막 이별이 될지도 모르지 않느냐, 학교에서도 학년이 바뀔 때마다 친하던 친구들과 헤어졌고, 우정을 나눈 추억들은 다 부서져가고 있는데, 저 친구가 3년 동안 군에 다녀온 후에 우리의 우정이 또 이어질 수 있을까 해서 이런 노래를 부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한 친구의 고향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가을이 한창인 때였습니다. 절벽에 걸터앉아서 새파란 물에 산 그림자가 비치고 낙엽들이 추르르륵 떠내려가는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 인생도 저렇게 세월에 흘러가는구나.’ 감상에 젖기도 하고, 어릴 때 개미를 종이배에 태워 시냇물에 떠내려 보내고는 집에 돌아와 밤새 그 개미가 집에 갔을지 걱정했던 일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있는데, 제 등 뒤에서 누가 제 어깨를 짚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노래는 저속하다는 생각에 입에 담지 않았는데, 그날 이후 그 노래가 제 입에 배어 버렸습니다.
흘러가는 저 강물은 가는 곳이 그 어디냐물새 우는 고요한 강 언덕에그대와 둘이서 부르던 사랑 노래
목소리 좋은 그 친구가 부르는 노래가 산골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 노래와 함께 눈앞에 보이는 장면 때문에 마음이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제 어깨를 짚은 친구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감성적인 사람이 아닌데도 그랬습니다. 산을 내려오다가, 친구 중에 한 아이 아버지가 묻힌 큰 무덤 앞에 친구들과 앉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그 무덤에 절을 하는데, 저는 기독교인이라 가만히 꿇어 앉아 기도만 했습니다.
‘여기 누운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당신 아들인 내 친구. 제가 사는 동안 꼭 친구로서 대하겠습니다.’
그날 밤 동네에서 제일 큰 기와집에 많은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같이 산에 갔던 친구들뿐만 아니라 동네 젊은이들, 아낙네들, 청년들, 노인들도 있었습니다. 노래 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노래하는데 저는 노래를 잘 못하니까 끝까지 부르지 않았습니다. 노래 부른 후에 잘못되었다는 소리 듣는 것보다는 부르지 않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잠을 자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뜨락에서 동네 아가씨들이 야글야글 떠드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조금 있다가 합창을 하는데 들어보니, 제가 아는 노래였습니다. ‘어, 저 노래 내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하니까, 옆에 있던 친구가 ‘야, 네가 어젯밤 가르쳐 준 노래야.’ 했습니다. ‘난 노래 안 했는데.’ 했더니, 아니라는 것입니다. ‘네가 어젯밤 노래 안 한다고 끝까지 버티더니 자면서 큰 소리로 잠꼬대했다. 잠꼬대로 부른 노래를 저 아가씨들이 듣고 갔는데, 오늘 아침에 잠 깨우러 온 모양이다.’ 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가을만 되면 그 노래가 제 기억 속에 되살아납니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은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 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천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 두고 홀로 울리라
제가 좋아하던 노래인데, 밤에 잠꼬대로 부르다니. 내 기억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살아 춤추는 때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얼마나 무안했는지 모릅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내가 더듬어서 찾아내는 줄 알았는데, 내가 불러내기도 전에 나왔던 것입니다. 나는 틀림없이 눈을 감고 잠 속에 빠져들었는데, 어떻게 그것이 나왔을까요?
또 내가 상상치도 않은 일을 꿈에서 볼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꾸고 싶은 꿈이 아닌데도 그런 꿈을 꿀 때가 있습니다. 어떤 꿈은 참 이상합니다. ‘이것이 꿈이 아니면 좋겠다, 더 길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잠에서 깨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잠재의식에 대한 글도 많이 읽어보았고, 프로이드의 심리학에 관한 글도 많이 읽어보았습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이 써 놓은 글도 보았는데,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읽다 보니 머리만 점점 더 복잡해졌습니다.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어떤 힘이 내 속에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사람에게는 그러한 혼의 작용이 있고, 그 안에 영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적인 갈등이 심했을 때, 저는 스물한 살이었습니다.
스물여덟 살이 되었을 때 저는 제가 살던 지방이 아닌 전혀 다른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또 5×7 서른다섯, 6×7 마흔둘. 자꾸 이렇게 나이를 먹으며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칠 년마다 확실히 무언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래서 ‘나는 7이라는 숫자를 무시했지만, 그것이 나의 생활에 직접 관계가 되는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목 뒤의 뼈는 일곱 개라고 합니다. 그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발목뼈도 일곱 개라고 합니다.
그러면 7이란 무엇인가? 어릴 때에는 ‘북두칠성 좌우로 도는’ 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나중에 미국에서 듣게 된 말이 ‘럭키 세븐’ 서양 사람들도 7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몸보다 정신이 앞서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이 납니다. 내 생각이 나를 끌어 줄 때에는 정신이 몸보다 앞서기도 합니다. ‘아이고, 오늘 피곤하다. 비도 오고 몸도 나른하니 쉬어버리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옵니다. 받아보니까 반가운 사람입니다. ‘아 그래, 조금만 기다려. 나 잠깐 준비하고 나갈게. 만나자.’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금새 기분이 좋아집니다. 만약 그 전화가 기분 나쁜 전화라면, 기분은 전화를 받기 전보다 더 나빠질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우리의 정신 세계를 붙잡고 있는 생명 자체가 있고, 그 생명 안에 영혼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나이가 들수록 높은 곳을 두려워한다”는 말씀도 있고, “집 지키는 자들이 떤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과 네 눈이 보는 대로 좇아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그런즉 근심으로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으로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청년의 때가 다 헛되니라 너는 청년의 때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가 가깝기 전에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그런 날에는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 것이며 힘있는 자들이 구부러질 것이며 맷돌질하는 자들이 적으므로 그칠 것이며 창들로 내어다보는 자가 어두워질 것이며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를 인하여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원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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