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를 읽으면서 62회마태복음 15:1-20 2002. 4. 27. 강연너희는 어찌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뇨저는 마태복음 15장을 읽을 때마다 참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내용에는 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이 말씀 가운데 떡을 먹을 때 손을 씻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데, ‘떡’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이것은 당시 이 나라 사람들의 주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으로 밥을 먹습니다. 밥과 국, 그리고 다른 여러 반찬으로 한 상 차려 먹고, 간식으로 더러 떡을 먹기도 합니다. 명절이 되면 떡을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씀에서 말하는 떡은 우리가 먹는 그런 떡이 아니라 이 나라 사람들의 주식입니다.인류 역사 속에는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구호로 혁명을 꾀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는 먹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또 성경에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 4:4) 는 말씀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이 구절을 보면, 떡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밥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먹는 것을 통칭해서 떡이라고 표현하면서 먹고사는 문제를 두고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라는 말로 깊이 다루었습니다. 이스라엘도 그렇지만 대부분 서구의 나라들은 ‘떡’이라고 번역된 빵, 즉 반죽을 부풀게 해서 구운 것을 주식으로 먹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읽을 때 ‘떡’이라는 말이 나오면 ‘식사를 한다. 한 상 차려 먹는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됩니다.그런데 이 내용을 보면, 문제가 생겼습니다. 예수께서 갈릴리 여러 지역을 다니며 전도하실 때 많은 무리가 따랐는데, 그중에는 예수를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 내용에는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등장합니다.그때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께 나아와 가로되 (마태복음 15:1)이들은 그냥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이나 같은 동네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온 사람들이었다고 했으니 중요한 임무를 띤 사람들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유대인 전체를 통솔하는 힘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되어 왔습니다. 그에 비해 예수께서는 전혀 다른 곳인 갈릴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나다나엘이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요 1:46) 고 했던 그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시고 인기를 끌던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부터 온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그들은 아주 중요한 것을 지적했습니다.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유전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마태복음 15:2)유전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베드로전서를 보면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 (1:18) 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우리의 모든 나쁜 습관이나 버릇은 우리가 새로 만들어 내거나 순간의 기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러한 성격을 가졌던 조상으로부터 피를 통해 이어받았다는 것입니다. 유전되었다는 것은 피로 이어받았다는 뜻입니다. 깊이 뿌리 박혀서 전해 내려오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부모에게 당뇨가 있다면 그 가정의 자손들은 당뇨를 앓을 가능성이 큽니다. 부모에게 고혈압이 있다면 자녀들 역시 조심하지 않으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전되기 때문입니다.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에게서 이어받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전되는 병의 종류는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후천적으로 병이 생기는 수도 있습니다. 환경을 잘못 만났든 음식을 무분별하게 먹었든, 무언가가 잘못되면 세포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그러나 이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유전은 특이한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민족에게도 유례가 없어 찾아보기 어려운, 유대인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입니다. 마태복음 1장에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 (1절) 하는 내용이 있는데, 구약성경을 죽 읽어 보면 이 세 사람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성격, 마음들이 다음 사람에게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은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아내인 사라를 애굽 왕에게 누이동생이라 했고 (창 12:10-20 참조), 또 다른 나라 왕에게도 누이동생이라 했다가 아내를 진짜로 뺏길 뻔한 일을 겪었습니다. (창 20장 참조) 그런데 그 아들 이삭도 그런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창 26:6-11 참조) 그런 성격은 유전이 됩니다.하지만 마태복음 15장에서 말하는 유전은 조금 다른 것입니다. 그 민족의 역사에는 전통을 가지고 주장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반드시 손을 씻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 멋있습니다. 제가 이 시대에 살았으면 예수님께 ‘손으로 별의별 짓을 다 했는데, 그렇다면 그 손으로 음식을 그냥 먹어도 된다는 말입니까?’ 하며 대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볼 때는 이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더 똑똑하고 깔끔합니다. 저는 이런 문제에 대해 상당히 까다롭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 구절이 눈에 띄었습니다. ‘깔끔병’이라 할 만한 성격을 가진 저는 바리새인들이 손을 씻지 않은 예수의 제자들을 참 멋지게 공격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분명히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편입니다. 그래서 인간적으로는 이 성경을 읽을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낙인을 찍어 놓고 성경을 봅니다.위생적으로 보자면 이 사람들이 틀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 혼자 있어 다른 사람이 보지 않더라도, 돈을 만졌다거나 손대면 안 될 것을 만졌다면 손을 씻는 것이 예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