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기 | 서울저는 동해안에 위치한 한 어촌 마을인 감포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아름다운 항구와 해수욕장, 그리고 인근에 신라 문무대왕 수중릉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물고기가 많이 잡히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어획량이 풍부하고 고래와 그보다 더 덩치가 큰 ‘물치’라 불리는 고기들도 많이 잡혔으며 어선들도 많았고 사람들도 많이 북적댔던, 동해안의 대표적인 항구였습니다.제가 살았던 집은 항구와 인접한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릴 때부터 항상 동해의 푸른 바다와 아침 일찍 떠오르는 태양의 광경을 바라보면서 자랐습니다. 바다를 생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신을 많이 믿습니다. 명절 때는 물론 평소에도 항구에 정박한 배에 깃발을 걸어 놓고 고기가 많이 잡히도록, 해상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명절 때는 집에서 차례를 지냈고, 어머니께서는 별도로 조그만 상을 하나 차려서 저를 데리고 아버지께서 경영하셨던 조선소에 가서 사업이 잘 되고 아무 사고가 없기를 기원하고는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저의 어머니께서도 가끔 절에 다니시면서 아버지께서 하시는 사업과 우리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셨습니다. 어릴 때 우리 집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오셨는데,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그 할머니가 저의 어머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의아해하면서 ‘저 분이 진짜 나의 어머니신가?’ 하고 잠시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절에 다니는 보살이었고 어머니는 그 보살이 다니는 절에 제 이름을 올려놓았던 것이었습니다.어릴 때부터 그런 영향을 받아서인지 저는 교회보다는 절에 더 호감이 갔습니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불교 학생회에도 가입하여 일요일에는 인근에 있는 절에 가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예불도 드리고 천수경, 반야심경 등의 불경을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외웠습니다.저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지금도 저의 취미를 이야기하라면 ‘노래 부르기’라고 합니다. 남녀공학이었던 중학교에서는 음악 시간에 선생님에게 노래를 불러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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