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를 읽으면서 27회마태복음 8:5-13누가복음 7:1-102001. 7. 21. 강연
예수께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한 백부장이 나아와 간구하여 가로되 주여 내 하인이 중풍병으로 집에 누워 몹시 괴로워하나이다 가라사대 내가 가서 고쳐 주리라 백부장이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나도 남의 수하에 있는 사람이요 내 아래도 군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기이히 여겨 좇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 보지 못하였노라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나라의 본 자손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예수께서 백부장에게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하시니 그 시로 하인이 나으니라 (마태복음 8:5-13)이 말씀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당시 백부장이면 나사렛 출신 목수 정도는 무시해도 될 만한 위치였습니다. 내용상 이 백부장은 유대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로마인들이 유대인을 통치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이 정도 되는 군인 장교라면 당시에 상당히 세도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들이 지배하는 나라의 지배받는 백성 중에서도 일개 목수에게 이렇게 공손한 태도로 말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어떻든 이런 일이 있었기에 성경에 기록이 되었습니다.그런데 예수께서 하신 이야기 중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기이히 여겨 좇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 보지 못하였노라 (마태복음 8:10)이스라엘 사람들에게서는 이만한 믿음을 표현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예수님은 약속된 민족,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후손인 이스라엘 민족에게서는 듣지 못한 소리를 이방인으로부터 듣게 되었습니까? 이 말씀을 보면 분명히 이 사람은 이방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2절에서는 그 사실을 더 확실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나라의 본자손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마태복음 8:11-12)
“나라의 본자손들”은 이스라엘 왕국의 본자손들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본자손들은 쫓겨난다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마태복음 8장 5절부터 13절까지의 말씀은, 예수님과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 보지 못하였다”라고 하신 이방인 장교와의 대화입니다. 우리나라가 36년간 일본에게 지배받을 때, 우리나라에 주둔해 있던 일본군 장교가 우리나라의 목수 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같습니다. 로마는 유대인을 지배하고 있었고, 로마에서 파견된 이 사람은 상당한 위치에 오른 사람인데도 이스라엘 땅에 살면서 무언가 들은 것이 있었나 봅니다. 이 사람은 탐구심이 많고, 자기 나라가 지배하는 민족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하지는 않았던 사람 같습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높은 지위에 서면 과거를 잊고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상당한 우월감을 가져도 될 로마의 장교이고, 유대인들이 조금만 잘못을 저질러도 당장 잡아 끌어가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자신을 낮추고 예수께 말을 걸어 왔습니다.우리는 이 백부장과의 대화를 통해 겸손한 자세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군인 장교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 한낱 목수인 예수에게 와서 그의 참 바람을 털어놓았습니다. 자기 집 하인이 중풍에 걸려서 많은 고통 중에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했습니다. 이 정도 지위가 있는 사람이면 자기 집 종에게 ‘약 사 먹어라. 의원을 불러라.’ 하고 간단히 처리할 텐데, 아픈 종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을 보면 예수에게만 겸손을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인간적인 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삶에서 주변 사람들이나 아랫사람들을 어떠한 태도로 대하는지, 다른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그렇다고 억지로 겸손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직접 손에 닿고 만질 수 있고 가 볼 수 있는 것만, 길이고 직접 느끼는 것이고 직접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중요한 선이 있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있고, 높고 낮은 사람 사이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백부장을 보면 칭찬할 만한 사람 같습니다. 내가 그와 같은 위치에 있고 나에게 종이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저는 이 내용을 읽으며 ‘이 사람은 한마디로 겸손 그대로의 인간이었구나. 겸손의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여, 내 위에 상관 한 분이 편찮으신데 와 주십시오. 어른이 아픕니다.’ 이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기 종을 부탁한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모시는 높은 사람을 위해서 이런 부탁을 하기는 쉽지만 자기 아래 있는 종을 위해서 부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부탁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그런데 이와 비슷한 내용이 누가복음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의 기록을 보면 유대인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 백부장보다 먼저 예수께 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집 종이 죽게 되었는데 좀 봐 주십시오. 그는 우리 유대인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입니다.’ 하고 부탁했습니다. 또 예수께서 그 집 가까이에 왔을 때, 백부장의 친구들이 가서 그 사람이 한 말 그대로 부탁을 했습니다. 누가가 본 관점은 마태복음의 기록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백부장의 심중에 있는 이야기는 그대로 다 예수와 통했습니다. 누가복음 7장 1절부터 10절까지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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