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자 | 서울
내가 ‘꿈 같은 사랑 암송대회’에 참가한 것은 3회 대회가 처음이었다. 1회, 2회 대회 때에는 내 기억력을 믿지 못해 암송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2회 대회에는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조용하고 차분하게 물 흐르듯 무리 없이 진행되는 암송대회를 보며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 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한 분들이 참으로 평온한 얼굴로 시종 웃으며 진행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노고에 감동 받기도 했다.3회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은 대회가 있기 전에 서울 교회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쓰기와 암송대회를 먼저 가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지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정말 열심히 암송했다. 나이는 많지만 하는 일도 많고 생활이 바빠 가만히 앉아서 외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단락별로 종이에 써서 가지고 다니며 외우기 시작했다. 또 밤에 잠들기 전에 몇 구절을 외우고, 다음 날 걸어가면서 반복해서 외웠다.그런데 마음속으로 외우는 것과 입술을 움직여 외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입술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소리를 내는 것은 더욱 효과적이었다. 그렇지만 혼자 길을 다니면서 소리를 낼 수는 없는 일이었고, 입술을 움직여 외우다가도 맞은편에서 사람이 오면 멈춰야 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 때문에 외우기를 중단하지 않으려고 휴대폰을 꺼내 들고 통화하는 척하며 외우기도 했다. 이런 방법은 지하철에 앉아서 외울 때도 이용했다. 월요일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에는 5학년 된 손자를 데리고 수영장을 가는데 이때는 손자를 핑계 삼아 소리를 내어 외울 수 있어 좋았다. 손자와 이야기하면서 가는 것처럼 보일 테니 말이다.그런데 암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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