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웅 | 서울
내 나이 28살, 지나온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라면 아직은 별로 할 이야기가 없는, 과거보다는 미래의 계획과 꿈을 생각할 나이이다. 하지만 누군가 내 죄를 사했다는 것을 안 순간, 그 지나온 순간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가진 나이든 분들 앞에서도 내게 할 말은 있다. 아직 부족한 내게 주어진 가장 확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거듭난 부모님 아래 교제 가운데 자라며죄가 해결되는 분명한 사실을 아는 것이 존 번연이 쓴 <천로역정>에서처럼 하나의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이라면 그 문으로 가는 길은 각자마다 같은 듯하나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이라는 것을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누구나 자신의 소설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소설의 시작점이 어디가 될 것이냐는 것이 무척 중요한 문제이듯이, 내게도 이 문제를 해결한 그 시작점이 어디인지 생각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말씀 혹은 하나님에 대해서 알게 되는 시작점이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도 힘든 일이었고, 그 일만으로도 몇 시간은 생각해야 하고 다시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나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리고 내 주위 친구들에게는 그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나는 말씀에 관해서는 마치 돈 걱정 없이 자라난 재벌 2세와 같은 상태였다. 구원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이 복음을 처음 접하는 부분에 대해서라면 나는 그런 상태였다.내게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죄 문제를 해결한 부모님이 계셨다. 두 분은 젊은 시절 예수님의 피로 죄가 사해졌다는 것을 믿게 되셨고, 그런 두 분이 만나 결혼하시고는 나와 누나를 낳으셨다. 그랬기에 나의 어린 시절 기억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 친한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추억을 쌓아간 곳들이 대부분 교회이거나 혹은 그와 연결된 곳이었다. 어린 시절 내 기억에 일요일은 으레 교회를 가는 날이었고, 한 시간이 걸리든 그 이상이 걸리든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것은 습관처럼 길들여진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성경을 대하는 것도 어쩌면 습관처럼 젖어 들어온 것이 아니었나 싶다. 매주 참석했던 교회학교에서는 항상 모세, 아브라함, 노아, 그리고 구약 성경에 나오는 여러 선지자와 왕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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