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연
서울 전도집회에서 예수님이 죄를 사하셨다는 사실을 믿는다며 일어났지만, 실격당하고 교회를 떠났던 일은 지금 생각하면 믿는 것이 좋겠다는 혼자만의 생각이었지, 진짜로 마음이 열려 구원을 확신케 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9살 때부터 거의 50년 가까이 교회를 다녔지만 성경을 제대로 통독한 적도 없고, 그저 교회에 적을 두고 목사님 설교를 들은 풍월로만 예수님을 알았지, 제대로 알고자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왜 내게는 구원의 은사가 일어나지 않는지 불만스러워 했다.
어쩌다 성경을 읽기도 했으나, 남에게 나도 성경쯤은 읽어서 알고 있노라 행세하기 위함이었거나, 문학적인 수사를 즐기는 데 목적이 있었기에, 좀처럼 말씀의 뜻을 알지도 못했다. 더구나 다니던 교회에서 사회 구원을 중요하게 외치니, 아마 저건 신앙의 박사과정 쯤 되는가 보다 생각하고, 나 자신은 신앙의 초보도 안 된다며 이곳저곳을 방황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죽은 후 시작했던 방송 작가로서는 이럭저럭 입지를 확보했고 생활도 윤택하게는 되었으나 나는 마음이 심하게 병들고 있었다. 내 인생에 찾아 온 남편의 이른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마음의 분노와 항변을 아무렇게나 쏟아 버리려 했고, 세상은 이렇게 상처 입은 날 당연히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은 젊었던 그 때를 미친 말처럼 날뛰더란 말로 표현하는데, 그토록 자기중심적으로 행패를 부리면서도 맞아 죽지 않은 게 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실은 맞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우선 사회에서 버림받기 시작했다. 방송국과의 불화로 방송가에서 퇴출되었고, 대학에 다니던 딸이 엄마가 싫다며 외국으로 떠나버렸다. 일에서 쫓겨난 것은 엎어진 김에 쉬어가자 하며 어떻게든 수습한다 치더라도, 자기중심적인 나에게도 딸의 발병은 치명타였다. 딸아이의 병은 ‘블로미아’라 불리는 폭식증으로 일종의 정신과 질환인데 과잉보호의 부모에게 원인이 있는 질환이라고 했다. 내 딴에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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