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 서울
자동차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을 복잡한 도시의 도로 한가운데 세워두면 그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요? 처음에는 다양한 모양의 자동차들이 어지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씩 그것에 익숙해지게 되면 자동차들이 단순히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이동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길 중앙에 그어져 있는 두 줄의 노란 선을 중심으로 양쪽의 자동차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때 만일 이 사람이 ‘왜 자동차들은 이러한 규칙으로 움직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면 그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동차를 그러한 방식으로 움직이게 할 만한 어떤 것도 그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끔 경찰관들이 와서 중앙선을 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모습을 보고 경찰이 그 질서의 원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경찰이 없어도 자동차들이 중앙선을 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는 또 고민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 한다면 결국 그는 자동차들의 운행에 ‘질서’를 주는 원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무서운 경찰도 아니고, 육중한 중앙선 분리대도 아닌 바로 한마디의 ‘말’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3조 3항>차마의 운전자는 도로(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에서는 차도를 말한다)의 중앙(중앙선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중앙선을 말한다. 이하 같다)으로부터 우측 부분을 통행하여야 한다.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도 아닌 무형(無形)의 말 한마디가 수많은 자동차들의 움직임을 주관하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일 것입니다.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자동차를 모르는 사람이 보여준 일련의 모습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이 보여준 연구의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하얀 가운을 입은 과학자가 복잡한 모양의 유리 비커 속에 다양한 액체를 넣고 보글보글 끓이는 모습, 혹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거대한 첨단 기기들이 자동으로 무엇인가를 측정하는 장면을 떠올립니다만, 이러한 도구들은 과학자들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일 뿐입니다. 실제 과학자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복잡해 보이는 자연현상 속에서 어떤 질서를 발견하고 이 질서의 원인을 규명해내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과학자들이 결론적으로 알게 되는 질서의 원인은 언제나 ‘말’이라는 점입니다.
이 ‘말’ 찾기에 크게 성공한 사람 중 한 명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학자인 ‘아이작 뉴턴’입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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