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 미국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항상 편견 없이 합리적으로 사고하려 노력했고, 스스로도 철저하게 검증된 이론에 바탕을 두고 판단하며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라 생각해 왔다. 이런 나의 작은 철학이자 신념은 나의 종교관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었다. 나는 어떠한 종교도 편견을 가지고 보려 하지는 않았다. 종교란,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단지 그 종교에 구속된 사람들이 이루는 세계라 생각했다. 그러므로 어떠한 종교를 불문하고 거기에 예속된 종교인들이 그 종교의 틀 안에서 안정을 찾고 무신론자들보다 엄숙하고 정결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있어 참된 종교인은 절제된 금욕 생활을 하며 어려운 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었다. 사후에 있을 영원한 안식이나 불멸의 생명, 혹은 끝없는 고통 같은 것들은 무신론자들로 하여금 종교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하나의 수단이자 도구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 내게 종교가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종교에 크게 관심을 갖고 살아오진 않았다. 그렇다고 무신론자는 아니었다. 신은 어떠한 형태로든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구원받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 사귀면서도 아내의 종교 생활을 반대하지는 않았다. 아내의 종교 생활이 나를 크게 구속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내 종교적 관점으로는 아내의 종교가 반사회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종교인들 사이에서는 아내의 종교를 두고 논쟁한다고 들었지만, 그것은 그들의 관심사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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