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구 | 광주
어머니는 1988년 성경탐구모임에서 주님의 보혈로 인한 죄사함을 깨닫고 구원받으셨다. 어머니는 학교를 못 다녀 이름 석 자도 못 쓰시는 문맹이셨다. 그런데 구원받은 후 성경을 보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하셨고 한글을 깨우치셨다. 구원의 즐거움이 참으로 큰 것 같았다. 그 후 광주 지역에서 여러 일들이 일어나는데 돈이 없어서 동참하지 못하실 때는 괴로워하셨다. 최근에는 광주 지역 어머니들이 선교 기금 마련을 위해 하시는 만두 만드는 일과 매주 화요일마다 있는 성경탐구모임을 위한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셨다. 여러 형제자매들과 함께 봉사의 일을 하면 몸이 아픈 것도 잊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다.
어머니의 발병어머니는 치질이 있으셨는데 걸어 다니는 것조차 불편해졌을 때에야 내게 이야기하셨다. 자식들에게 어떻게든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그동안 참고 지내신 것 같았다. 치료를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하게 되었다. 5월 2일, 검진 결과 들으러 의사와 면담을 했다. 그런데 담당 의사는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종양이 간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간암이라고 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나는 어머니를 밖으로 내보냈다. 어머니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를 물었더니, 의학적으로는 6개월을 살 수 있는 확률이 45%이고, 1년을 살 수 있는 확률이 25%라고 했다. 의사는 당장 입원할 것을 권했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밖으로 나오니 눈물이 나려고 했다. 어머니가 옆에 있어서 속으로 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조금 더 살자고 입원하기는 싫다. 그냥 지내다가 주님 곁으로 가고 싶구나.” 라고 하신 어머니는 그날 저녁 시장에서 간제미를 사와서 내가 좋아하는 간제미 무침을 만들어 주셨다. 앞으로는 자식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못해 줄 것 같으니 그렇게 하신 것이다. 마음이 답답했다. 며칠 후 일기장에 답답한 마음을 적기도 했다.
2008년 5월 10일주님, 허전합니다. 어머니가 몹시 아파요. 육체 밖에서 주님을 뵈올 수 있기에 영광이지만 그래도 섭섭합니다. 당신이 거하시는 곳으로 데려가시면 어쩔 수 없지만 어머니 육신의 생명이 다하는 날, 시간 안에 갇혀 살던 영혼이 영원의 시간 속으로 바뀌는 날, 영광스러운 날이지만 어머니와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면 저희는 잠시의 육신의 헤어짐이 서운합니다.
어머니가 주님의 품으로 가시는 날까지 편안하게 지내시다가 돌아갈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 제 바람은 그것입니다. 저 역시 어머니를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 드릴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며칠 후 친구와의 통화 중에 어머니의 발병 사실을 털어 놓았다. 친구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내 드리며 느낀 것이라며 아무리 잘해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못해 드린 것만 생각난다며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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